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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여기 누워봐 봐. 내가 시 읽어줄게."

"그대가? 흔치 않은 일인데, 고맙게 듣겠네."

...

...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

...

"좋은 시로군. 혹시 안에 담긴 의미를 물어봐도 되겠나?"

"요즘 바빠서 자주 못 보지만 일하는 시간에도 난 다자이를 사랑하고 다자이만 볼 수 있다는 뜻이야."

그 말을 들은 다자이의 눈이 살짝 커지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풉...푸흐흡...."

"지, 지금 비웃은 거야? 다자이 지금 비웃은거지? 내가 큰맘 먹ㄱ....."

 

아주 잠시, 입술에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잠시 뒤 입술을 땐 그가 희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알고 있다. 그대가 평생 나만 바라볼 거라는 것도 알고 있고, 내가 평생 그대만을 바라볼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나태주 시인의 '내가 너를' 이란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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